사찰에서의 전통혼례는 불자들의 자녀가 부처님 도량에서 결혼을 한다는 취지로 더 의미가 있습니다. 사찰은 그들의 제2의 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며 수시로 스님을 찾아와 법문을 듣고 자녀와 함께 신행활동을 하며 신심을 키워나갈 수 있으니까 화목한 가정을 꾸리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여기는 불교에서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것이 인연인데 사찰에서 부부의 연으로 맺어지니 그 첫 출발은 이 세상에서 그 어떤 인연보다도 소중하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사찰 전통 혼례가 일반 예식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꽃 공양 의식입니다. <인과경>에 따르면 선혜선인은 보광불(정광불 또는 연등불)이 오신다는 얘기를 듣고 부처님께 올릴 꽃을 구하러 다니다가 일곱 송이 꽃을 들고 있는 구이선녀를 만나며 선인은 꽃을 팔기를 권했고, 구이선녀는 다섯 송이를 주는 대신 부부의 연을 맺길 청했습니다. 그것이 인연이 돼 두 사람은 각각 다섯 송이와 두 송이의 꽃을 부처님께 공양하고, 내세에도 부부의 연을 맺게 됩니다. 불교식 전통 혼례에서 부처님 전에 일곱 송이의 꽃을 공양하는 의식은 여기에서 비롯됐습니다.
이처럼 사찰 혼례는 부부가 함께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부처님 전에 고하고 스님에게 주례사를 들으며 결혼 생활의 지표를 세우는 자리이자 부처님과 친지, 신도들 앞에서 부부의 인연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불자로서의 삶을 살겠다는 서원을 세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또 불자로서의 정체성 문제와도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찰 혼례는 일반 예식장과 달리 경건한 의식으로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시간에 쫓겨서 하는 예식장 결혼식 보다는 마음 편하게 치를 수 있는 사찰 혼례식이 여러모로 장점이 많습니다.